영국 현대미술의 거장 :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 전시 관람 후기 - 개념미술의 세계

안녕하세요.

플라이프입니다.

MICHAEL CRAIG-MARTIN EXHIBITION THUMBNAIL

무더운 여름, 실내 데이트하면 어떤게 떠오르시나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더위는 날리고 감성은 채우기에 전시회만큼 적절한 곳이 있을까 싶습니다. 저도 적당한 전시를 물색하던 중 마침 친한 친구가 다니는 회사에서 주관한 전시에 초대 받아 다녀올 기회가 생겨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바로 아래 소개해드릴 [영국 현대미술의 거장 :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展] 입니다.

 

 

 

전시정보

1. 일시

2022년 04월 08일(금) ~ 2022년 08월 28일(일)
화~일 10시 ~ 19시 (입장마감 18시) * 매주 월요일 휴관

 

 

2. 장소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1층 

 

 

3. 관람 포인트

 - 전 세계 최초, 최대 규모의 원화 작품전

 - 1970년대 초기 작품부터 최신작까지 82세 작가의 예술인생을 총망라한 회고전

 - 페인팅, 설치, 디지털, 드로잉, 판화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총 150여 점 공개

 - 개념미술의 시작을 알린 기념비적 작품, 참나무 (An Oak Tree 1973) 아시아 최초 전시

 - 2022년 한국 전시만을 위해 특별하게 제작된 스페셜 아트워크 공개

 

 

 

전시 둘러보기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 가면 전면 유리에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전의 포스터가 붙어있어 전시중임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내부로 들어오면 바로 매표소가 보입니다. 매표소부터 느껴지는 감각적인 색채가 이번 전시의 느낌을 전달하는 것 같아 인상적입니다.

 

 

요금은 성인 기준 20,000원부터 시작하며 단체 관람시 10% 할인된다고 합니다. 만 65세 이상,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은 특별할인된 가격으로 관람이 가능하며 36개월 미만 영유아는 증빙서류 지참시 무료입장이 가능합니다.

이번 전시의 또 다른 재미있는 점은 배우 차은우씨가 보이스 앰버서더의 자격으로 오디오 도슨트로 참여했다는 점입니다. 특별 도슨트의 설명과 함께 전시를 보고 싶다면 전용 어플리케이션 [큐피커]를 다운로드 받은 다음 유료(3,000원)로 이용하면 됩니다.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의 작품은 '개념미술'이라는 다소 생소한 개념에 대한 설명이 곁들여져야 더 이해하기 좋은 전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작품에 대한 더 정확한 이해를 원하는 분들은 이용해보시길 바랍니다.

 

 

매표소 좌측으로는 작가의 이름과 작품이 조화를 이룬 아트월이 있어 관람 전후 기념 촬영하기 좋았습니다.

 

 

전시장 입구는 아트월 오른편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관람 시간이 지나고 촬영하여 입구가 닫혀있는 사진만 남길 수 있었습니다.) 

 

 

전시회에 올 때 마다 느끼는 거지만, 작가의 이름 그 자체도 하얀 벽에 붙어있는 작품 같이 느껴집니다. 뭔가 세련되었다고 할까요?

 

 

전시 초반부에는 작가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이 있습니다.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은 그의 초기작 <참나무(An Oak Tree, 1973>이라는 작품으로 마르셀 뒤샹에 버금가는 이슈를 일으켰다고 합니다. 이 작품은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이 포스팅에서 보여드릴 수 없지만, 마르셀 뒤샹의 <샘>이라는 작품처럼, 누군가의 친절한 설명이 없으면 '도대체 이게 왜 참나무라는 걸까?' 이런 의문이 가득 생기게 되는 작품입니다. 또한 그만큼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합니다. 

 

 

"제 작품은 우리가 지금 여기서 경험하는 일상생활의 즐거움, 아름다움,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합니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그의 작품들은 우리가 평소 생활에서 너무나도 흔히 마주치고 접하는 물건들이 대부분입니다. 심지어 우리가 매일 쓰는 단어들도 그의 손을 거치면 작품이 됩니다.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의 작품은 강렬한 색채와 간결한 그림, 그리고 단어 하나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위 작품의 이름은 러브글로브인데, 영어 LOVE와 장갑(GLOVE)가 어우러져 보는 이로 하여금 작품의 제목을 떠올릴 수도 있고, 'VE'로 끝나는 어감이 주는 라임도 느낄 수 있게 해주며, 평소 지나치기 쉬운 우리 주변의 소품들과 자주 보는 단어들이 감각적인 색감과 만나면 완전히 다르게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고 있습니다.

 

 

총 6개의 섹션 중 3번째 '보통'에서는 이런 사조가 더 확실하게 느껴집니다. 

 

 

이 작품 속 물건들도 어디서 많이 본 것들이지 않나요? 바로 애플의 아이폰과 매직마우스입니다. 평범하다 못해 너무 자주 본 나머지 평소에는 큰 관심조차 받지 못하는 일상의 오브제들이 강렬한 색채와 선명한 선으로 표현되니 전에 느끼지 못한 생경한 느낌이 드는 것이 참 신기하고 재밌는 경험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이외에도 우리 눈에 너무나 익숙한 다양한 물건들이 모두 작품이 되어 있습니다.

 

 

잠시 쉬어가는 곳처럼 생긴 계단이 있어 가보니, 한쪽 벽에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의 작품에 대한 설명을 담은 영상이 상영되고 있었습니다. 일상적인 물건들을 보면서도 생경한 느낌이 드는 이색적인 공간에 대해 어떻게 이해하는 것이 좋을지, 이 영상을 보면 조금이나마 이해의 폭이 넓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또 다른 섹션, [경계]에서는 사물의 일부만 떼어내어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작품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보는 물건들이지만, 일부분만 확대되고 잘려있기 때문에 보는 재미가 더해집니다.

 

 

우산, 스마트폰, 전구, 마이크 등 모두 너무나 잘 아는 물건이기에 정체를 맞추는데 전혀 어려움은 없습니다. 하지만 마치 클러즈업 사진처럼 확대됨과 동시에 제한된 프레임 안에 갇힌 듯 표현되어 있기에 계속 바라보고 있어도 전혀 지루하지 않습니다. 마음 속에서는 프레임의 바깥이 그려지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보여드릴 섹션은 [결합]입니다. 아까부터 말씀드렸지만 작품 속 모든 오브제는 일상 생활에서 너무나도 자주 마주치는 것들입니다. 하지만 그 물건들이 서로의 쓰임과 전혀 관계 없이 한 자리에 모여있는 광경을 마주하면 이 또한 색다른 느낌을 전해주게 됩니다. 

 

 

마스크와 손소독제, 그리고 아이패드. 이 물건들은 평소 같이 모여있을 필요가 없었지만 이제는 같이 있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그런 물건들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재택 근무와 수업의 증가, 그 변화가 이끌어낸 새로운 조합인 것입니다. 마치 필름 속에 담긴 그림들처럼 색감이 마구 왜곡되어 있지만 저게 어떤 물건인지 알아보는데는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그의 작품을 보면서 느낀 또 다른 재미 요소는 바로 예전에 잊혀졌던 물건들이 떠오른다는 점입니다. 회전식 렌즈를 갖추고 있던 디지털 카메라, 그리고 PDA는 어린 시절 제가 너무나도 갖고 싶었던 물건들이지만 이제는 저를 비롯하여 누구도 찾지 않는 구닥다리 골동품이 되어버렸습니다. 하지만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의 작품 속에서 이들 물건은 여전히 생명력을 지니고 있는 것이 느껴집니다. 

 

 

이 작품은 제목을 따로 알지 못하지만 색감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노란 테두리와 조화를 이루는 초록의 바탕 위에, 화사하고 선명한 색감으로 표현된 여러 물건들은 각자의 원근법을 가지고 있음에도 잘 어우러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보는 이로 하여금 다양한 것을 상상하게 하는 동시에 '나에게도 이런 감각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일종의 질투심도 느껴지게 합니다. 추상적인 그림도 아니고 자연의 풍경도 아니고 매우 사실적인 그림도 아니지만,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의 작품들을 관통하는 이 특징은 전시를 보는 내내 제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습니다.

 

 

출구에서는 마이클 크레이크 마틴의 작품을 활용한 다양한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작품의 색채가 워낙 인상 깊어서 한 번 보고 넣어두는 것이 아닌, 두고두고 집에 전시해두고 싶은 물건들이 많았습니다.

 

 

 저희가 구매한 사각형의 마그넷입니다. 색감이 워낙 맘에 들어서 망설임 없이 구매했고 지금도 집안에서 인테리어 소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전시를 보고 나니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일상이 바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이런 보석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작품으로 승화시키는 작가의 시선과 감각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세계 최대 규모 전시인 만큼 이번 주말 마지막 관람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추천하며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예매하기 

https://booking.naver.com/booking/5/bizes/657583?area=bnr

 

네이버 예약 :: 영국 현대미술의 거장 :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展

2022.04.08 ~ 2022.08.28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1층

booki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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